미국, CEO-직원 임금차 공개 의무화 '시끌'

입력 2015-08-06 20:00  

SEC, 2017년부터 시행 확정

"과다연봉 억제해 불평등 해소" vs "고도화된 직무 감안해야"

미국 상장사 임직원 연봉차, 디스커버리 2282배 '최대'
임금격차, 65년 20대1서 2015년 300대1로 벌어져




[ 이심기 기자 ]
미국 기업들은 2017년부터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보다 얼마나 많은 임금을 받는지 공개해야 한다. 직원 연봉의 중간값보다 CEO가 얼마나 많은 연봉을 받는지 공개해 임금 격차를 줄이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지만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5일(현지시간) CEO와 직원의 임금격차 비율을 공개하는 규정을 찬성 3, 반대 2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천한 위원 2명은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맞섰으나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이 찬성 쪽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소규모 또는 신성장 기업으로 분류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상장사는 2017년 이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될 때마다 직원과 CEO 간 임금격차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이 규정은 2010년 제정된 금융규제 법률인 도드프랭크 법안에 포함됐다. 당시 공적 자금이 투입된 AIG 경영진이 천문학적 액수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임금격차를 공개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하지만 그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측 위원이 각각 찬성과 반대로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다 이번에 SEC가 표결에 부치면서 공개 방침을 확정했다.

WSJ는 이번 표결 통과로 기업 실적과 CEO의 기여도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생겼다면서도 소득불균형과 CEO 연봉을 연결시켜 정치적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임금 격차 공개에 반대하는 기업들이 미 상공회의소를 통해 이번 법안의 시행을 앞두고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965년 20 대 1 수준이었던 CEO와 직원들의 중간 임금격차가 최근 300 대 1까지 커졌다며 CEO 연봉이 급속도로 증가해 소득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노동조합은 임금 격차의 공개를 통해 CEO의 과다한 연봉 지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인 카라 스타인 SEC 위원도 외신에 “임금 비율 공개는 또 다른 유용한 투자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그러나 과거보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경영환경이 복잡해지면서 CEO의 직무도 고도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는 지난해 19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직원 220만명을 거느린, 매출기준 세계 최대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S&P500 대기업 중 CEO와 직원의 중간임금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미디어기업인 디스커버리커뮤니케이션으로,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는 지난해 1억5607만달러를 받아 직원과의 연봉격차가 2282배?달했다. 외식업체 치폴레의 스티븐 엘스 CEO도 지난해 직원 연봉의 중간값 1만8980달러의 1524배인 2892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CVS헬스의 래리 멀로 CEO도 3235만달러의 연봉을 받아 직원 중간연봉과의 격차가 1054배에 달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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